주먹밥
주먹밥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너무 간단해서 이걸 글이랍시고 쓴다는 내가 우스울 정도다.
밥은 평소보다 물을 좀 적게 넣고, 혹은 현미를 좀 섞어 질지않게 한다. 대접에 적당히 밥을 덜어놓고 참기름 조금, 참깨 조금.
어지간하면 소금을 입에 대지 않기 때문에 이 외의 조미료를 넣지는 않지만 적당히 소금이나 간장을 넣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해놓은 것을 주걱으로 섞어주며 김을 좀 날린 뒤 적당한 모양으로 각을 잡아주면 그것으로 끝.
겉이 좀 바삭한 주먹밥을 어디선가 일식집에서 먹어 본 기억이 나 후라이팬을 약불로 달궈준 뒤 앞 뒤를 노릿해질때까지 구웠다.
참기름을 섞어 반죽을 했기 때문에 따로 기름을 넣지는 않았다. 불이 너무 세면 주먹밥의 면이 타버리니 약불이 가장 좋은 듯 하다.
나와 동생이 아직 어릴 적, 시골에 살던 이모가 서울에 올라오시면 주먹밥을 가끔 해먹었다.
이모가 주먹밥을 잘해서는 아니다. 이모가 잘하는 것은 '나와 동생이 해달라는 것'을 잘해주는 것으로,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엄마가 해주지않는 주먹밥을 이모가 올라오면 졸라서 기어코 먹곤 했었다.
이모는 랩 위에 밥을 펼쳐놓은 뒤 참치 통조림을 한 캔 따서 한 덩어리 씩 그 안에 넣고 큼지막한 밥 덩어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밥에는 참치 기름이 베어있어 먹고 난 뒤에는 손을 닦아야 하지만,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후로 나이가 들어 스스로 주먹밥 같은 간단한 음식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땐, 굳이 밥을 그렇게 번거롭게 먹어야 하는가 싶은 마음에 해먹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비단 주먹밥 뿐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 너무나 간절했던 많은 것들이 지금은 시시하게 느껴지곤 한다.
높은 계단을 오르는 것, 그리고 그 높은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 핫도그를 먹는 것.
치킨을 먹는 것. 사탕을 먹고, 콜라를 마시고, 텔레비전을 마음 껏 보고, 팔굽혀 펴기도 하고.
써놓고 보니 원래부터 시시한 것 아니냐 싶지만, 어렸을 적에는 너무 너무 간절히 원하던 것들이었다.
사소하고, 단순한 것에 행복을 느끼던 시절은 이미 너무나 멀어진 것 같아 아쉬운 기분이다.

